암 변이 유전자 중 최초로 발견된 KRAS(케이라스) 단백질은 췌장암, 폐암, 대장암 등 고형암의 주요 유발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40년간 KRAS를 표적으로 한 항암제 개발이 진행되어 왔으나, 현재까지 만족할 만한 연구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이하 생명연) 유전체맞춤의학연구센터 이동철 박사 연구팀과 충남대학교 염영일 박사 연구팀은 KRAS의 안정성을 높여 발암성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네트워크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암 성장 과정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연구책임자 이 동철 박사
KRAS는 돌연변이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세포 증식을 촉진하고, 암세포의 성장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발암성 유전자로 암 전체의 약 20% 이상이 이와 관련되어 있다.
ㅇ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KRAS는 세포 증식과 밀접하게 관련된 하위 신호전달 경로를 끊임없이 활성화하여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시킨다.
이러한 돌연변이는 폐암의 40%, 대장암의 50%에서 발견되고, 특히 췌장암 환자의 경우 95%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KRAS는 구조적으로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 KRAS 돌연변이에 의한 비정상적인 활성을 억제하는 저해제 개발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KRAS의 발현을 조절하는 새로운 네트워크를 발견하고, 이것이 KRAS 돌연변이에 의해 유발되는 폐암, 췌장암 등의 고형암 생성과 발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하였다.
연구팀은 KRAS와 USP9X/NDRG3 단백질 간에 형성된 네트워크를 차단하면 KRAS 단백질의 분해가 유도되어 돌연변이에 의해 유발되는 췌장암 생성 및 성장이 억제되는 것을 암 세포주와 질환 마우스 모델을 활용하여 확인하였다.
연구책임자인 이동철 박사는 “돌연변이 KRAS의 발현을 유지시키는 네트워크는 췌장암, 폐암 등 고형암의 발병을 유도하는데 이러한 네트워크의 형성을 차단하게 되면 암의 성장이 억제됨으로 이는 새로운 항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술적 근거가 된다” 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그동안 약물 개발이 어려운 KRAS에 대해서 항암 효능을 가진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Nature Communications(IF 14.7) 2025년 1월 16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으며, (논문명 : Anti-proteolytic regulation of KRAS by USP9X/NDRG3 in KRAS-driven cancer development / 교신저자 : 염영일·이동철 박사 / 제1저자 : 구한·박경찬 박사)
본 연구는 과기정통부 개인기초연구사업, 교육부 학문균형발전지원사업, 범부처 국가신약개발사업,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그림〕. KRAS 단백질의 안정성을 증가시키는 NDRG3의 기능 규명
(A) 췌장암 환자조직의 NDRG3 와 KRAS 단백질 발현조사 및 상관관계 분석
(B) NDRG3의 발현 억제 및 회복에 따른 KRAS 단백질과 하위 신호전달인자 발현 확인
(C) 단백질 번역 억제제 (Cycloheximide, CHX) 처리에 따른 해당 실험군의 KRAS 단백질 발현율 확인
(D) NDRG3 과발현 및 발현 억제에 따른 KRAS 단백질의 유비퀴틴화 영향 확인
(E) NDRG3의 KRAS 단백질 안정성 조절 효과에 대한 모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