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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review

척추관 협착증

이상철의 통증이야기

86세 여자 환자가 약 2년 전부터 시작된 요하지통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이환자는 양쪽 엉치가 빠져나갈 듯이 아프면서 우측 다리의  바깥쪽을 따라 저림증이 있었고 약 10 미터 밖에 걷지 못하는 증상을 호소하였다. 걷다가 쪼그리고  앉아서 쉬면 통증은 나아지고 다시 걷기 시작하면 통증이 악화되는 양상이었으며 통증의 강도는 시각 통증 등급 10점 만점에 10점이었다.   환자는 그 동안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치료를 받았으며 대부분의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하였으나  수술은 절대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상황이었다.


신체 검사를 시행한 결과 하지 직거상 검사 (straight leg raising test)에서  음성 소견을 보였고, 패트릭씨 검사 (Patrick’s test)에서 음성 소견을 보였으며 겐슬렌씨 검사 (Genslen’s test)에서도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양쪽 하지의 대퇴 동맥, 슬하 동맥,  발등 동맥의 맥박은 정상이었고 심부 건 반사에서도 정상 소견을 보였다. 그러나 우측 요추 4/5번, 요추5/천추1번 추간 관절에서  압통이 관찰되었고, 양측 중둔근 (Gluteus medius)에서 통증 유발점이 관찰되었다.  외래에서 시행한 요추 X-ray에서 요추의 심한 퇴행성 변화로 인한 척추측만이 관찰되었다 (그림 1).






환자의 증상이 전형적인 척추 협착증에 해당하고 X-ray 소견이 심한 퇴행성 변화가 보인다는 점에서 퇴행성 변화에 의한 척추 협착증이라고 진단하고 미추경막외 블록과 시행함과 동시에 경구 limaprost 제제와 진통제를 투약하였다.
미추 경막외 블록에 약간의 증상 호전이 있었으나 효과가 일시적이고 우측 다리 저림증은 호전되지 않아 경구 투약을 지속하면서 1개월 후 감압 신경 성형술 (decompressive neuroplasty)를 시행한 결과 우측 다리 저림증도 호전되었다 (그림 2).


감압 신경 성형술 시행 후 환자는 통증점수가 10점 만점에 5점 정도로 증상이 호전된 채로 약 3개월 정도 지내다가 다시 저림증이 재발하여 우측 요추 5번 후근 신경절에 박동성 고주파를 시행하였다 (그림 3).


박동성 고주파 치료 후 환자의 통증과 저림증의 강도는 최초 내원 시보다 70% 가량 감소되었으며 (시각 통증 등급 3점/10점 만점),  약 6개월간 호전된 상태가 지속되었다.  이 환자는 현재 20분 가량 보행이 가능한 상태로 약 6개월마다 내원하여 우측 5번 신경 블록과 박동성 고주파 열응고술을 시행하면서 치료 중이다.


척추관 협착증


척추관 협착증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척추에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져서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제 4/5 요추부와 제5요추/제1천추 부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척수가 지나가는 부위가 좁아지는 중심성 협착 외에도 척추 신경이 나오는 측와 (lat-eral recess) 및 추간공 (intervertebral foramen) 협착이 나타나기도 한다.  허리 디스크가 젤리와 같은 디스크 물질이 신경을 누르는데 반하여,  척추관 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인대,  뼈,  관절 등이 비대해져 척추관을 좁혀 신경을 누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척추관 협착증의 기본 병태 생리는 척추 뼈의 변형,  골극 형성과 연부 조직의 비후이다.   대부분의 경우 추간판 (디스크)에서 퇴행성 변화가 먼저 일어나며 추후 후관절의 변화가 나타나나,  20%에서는 추간판의 변성 소견 없이 후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척추관 협착증에 의한 통증은 압박 및 염증에 의하여 발생하며 압박의 정도와 기간이 길수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회복이 더디다.   또한 척추 주위 구조물의 퇴행성 변화로 좁은 공간에서 정맥 울혈이 발생하면 척추 협착에 의한 증상이 더 악화된다.
척추관 협착증의 주요 증상은

 ①5~10분만 걸어도 다리가 터질 것 같거나 당기고 저리는 등의 하지통증이 악화되고

 ②걷다가 다리가 아파서 쉬었다 가야 하며 (간헐적 파행 보행)

 ③다리가 아플 때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거나 앉으면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걸을 때에는 다리와 엉치 부위가 심하게 저리고 당기면서 통증이 나타나 다리를 절며 걷는 경우도 있고, 어떤 환자들은 “내 다리 같지 않다”,  “다리가 시리다”,   “발바닥에 감각이 없어 구름 위 혹은 모래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호소하기도 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진찰 소견상 이상 소견을 보이지않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열거한 증상을 보이면 임상적인 진단이 가능하며,  CT나 MRI 척추관의 크기,  수핵 탈출,  후관절의 퇴행과 비후,   황색인대 비후 등의 협착을 일으키는 소견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고,  영상 소견과 환자의 증상이 일치할 때 확진 할 수 있다.


진단 시 주의할 점은 척추관 협착에서 나타나는 간헐성 파행 보행이 혈관성 파행 보행으로도 나타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파행 보행을 보이는 환자에서는 반드시 혈관 이상에 의한 파행 보행 여부를 감별해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의 치료는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보존적 치료로는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신경 주사 치료 등이 있다.  

약물로는 통증을 줄여주기 위한 소염제, 진통제를 사용하며 척추관 내의 정맥 울혈을 줄여주기 위한 limaprost제제를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   물리 치료는 심부 열 치료,  마사지 등이 있으며 이들은 척추 주위 근육을 이완 시켜주어 통증을 경감시키는 작용을 한다.   신경 주사  치료는 경막외 신경 블록,   선택적 신경 블록,   감압 신경 성형술,   박동성 고주파 열응고술 등이 있으며,   이들 치료는 약 30분 이내로 시술 시간이 짧고 바로 일상 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다만, 이들 신경 주사 치료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스테로이드가 과량 사용되지 않도록 약물의 양과 치료 빈도를 최소화해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일정기간 보존적 치료를 하면서
지켜보는 것이 원칙이다.   이 질환은 근본적으로 노화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젊은 층의 추간판
탈출증보다는 보존적 치료의 효과가 떨어지며 결국에는 일상 생활에  지장이 많이 초래되어 수술적 치료
가 필요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수술적 치료의 적응증은 진행하는 신경학적 결손,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참기 힘든 통증, 계속되는 일상 생활장애 혹은 보행 장애 등이다.   따라서 보존적 치료로 통증 조절이 가능하고 신경학적 결손이 없다면,  고령으로 인한 수술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수술을 진행하기 보다는 보존적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수술적 치료를 한다 하더라도 수술한 부위 이외의 다른 부위에서 퇴행성 변화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수술 부위 이외의 다른 부위의 이상으로 척추관 협착증 증세 나타날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이 있으면 장기간 안정 보다는 가벼운 활동을 가능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경구 약물과 신경 블록 등의 보존적 치료로통증을 완화 후에는 스트레칭, 걷기 운동, 체중 관리 등이 필요하다.


이상철의 견해


원시시대 네안데르탈인의 뼈에서도 발견됐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퇴행성 척추 질환은 노령화 사회로 변화하는 한국 사회에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슬프게도 척추관 협착증의 근본적 원인이 노화이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고 완치는 거의 불가능하다.   수술적 치료이던, 비수술적 치료이던 모든치료가  ‘노화’라는 거대한 물결을 막을 수는 없다.   환자들은 ‘의사들이 어떻게 해 주겠지’하는 의사에 대한막연한 기대,  ‘수술만 하면 다 좋아질 것’이라는 수술에 대한 맹목적 믿음을 갖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처음부터 치료에 대한 한계를 명확히 환자들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으며,   환자 스스로가 꾸준한 스트레칭,  걷기 운동,  체중 조절 등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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