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남자환자가 3개월전 직장에서 작업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우측 팔의 proximal shoulder jointlevel부터 arm에 이르는 부위에 대한 amputation과 subclavian artery ligation surgery를 받았다.
Scapular bone은 보존된 상태였다. 환자는 초진 당시 마치 본인의 팔이 아직 달려 있는 것 같고 그 부위에
터질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진다고 하였으며 통증의 강도 는 NRS pain score 9/10 이었다.
지속되는 통증이 항상 있는 상태에서 밤에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었으며 궂은 날씨에도 영향을 받는 통증이었고, 내원 당시tramadol 제제만으로 통증 조절 중이었다. 또한 사고 당시에 느꼈던 통증이 밤마다 재현되는 것 같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막 시작한 상태였다. 우선 pregabalin과 TCA를 먼저 처방하고 성상신경절 차단를 수시로 실시하면서 thoracic sympathetic ganglion block and neurolysis, 초음파가이드 하 brachial plexus block, paravertebral block, suprascapular nerve block 및 pulsed radiofrequency neuromodulation, cervical epidural block, ketamine infusion therapy 등의 적극적인 intervention을 실시하였고 환자가 강원도에 거주하고 있어 시술은 한달에 1-2회정도의 빈도로 이루어졌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첫 1년동안 anti-anxiolytics와 antidepressant를 처방하고 수면 장애 개선을 위한 약물 처방을 지속하였다. 치료 8개월정도 된 시점에서 환자는 마치 본인의 팔이 아직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은 약간 남아 있으나 통증은 동반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phantom sensation). 그러나 절단부위 주변으로 쥐어짜는 것 같은 극심한 통증(residual limb pain = stump pain)이 하루 7-8회 빈도로 발생하기 시작하였고. 이로 인해 기존 약제 증량과 더불어 opioid medication을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Oxycodone CR 40mg daily, transdermal fentanyl patch 25mcg을 적용하였고 상기 시술들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면서 stump pain에 대한 통증 조절을 하였다.
Stump pain은 opioid medication에 호전된다고 하였으나 opioid medication이 지속됨에 따라 sleep apnea syndrome이 발생하였고 점차 악화되어 결국 opioid를 oxycodone IR 5mg 하루4회 복용하는 것으로 감량하게 되었다.
치료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phantom sensation까지 사라졌으나 stump pain은 극심하게 지속되었고 환자는 suicidal ideation으로 인해 정신건강의학과 입원치료를 받았다. 이에 보다 적극적인 통증 조절이 필요하며 opioid 부작용으로 인해 이를 복용하기 힘든 상태였으므로 환자에게 spinal cord stimulator implantation을 계획하였다.
1주일의 trial 기간 동안 환자는 oxycodone IR의 복용량을 하루 1회까지 감량할 수 있었고 통증 역시 NRS pain score 9/10에서 4-5/10으로 감소하였음을 보고하였다. 또한implantation 1달 뒤 외래 방문 시, 밤에 수면장애
가 개선되었 고 마약성진통제 복용을 중지했다고 하였다. 현재 환자는 1개월에 1회 간격으로 내원하면서 성상신경절차단과 보조기 적용 부위 근육통에 대한 needle tens 등을 실시하면서 적수신경자극기를통한 통증 조절 중에 있다.
Amputation이라는 용어의 기원은 Latin어의“amputio (to cut around)”에서 비롯되었다. 이미 45,000년 전 인류의 신석기시대부터 특정 목적을 위한 amputation이 행해졌고 이러한 사실이 돌로 만든 기구들과 함께 잘려진 뼈조각들이 출토됨으로써 증명되었다. 따라서 post-amputation pain (PAP)이란 벌써 수십 만년 전부터 인류를 괴롭힌 통증의 한 형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PAP에 대한 본격적인 학문적 고찰은 빈번한 전쟁의 발발과 함께 이루어 졌다.
미국 남북전쟁 중 86명의 amputee에 대하여 연구 한 Dr. Wier Mitchell이 처음으로 “phantom pain(환지통)”이라는 용어를 기술하였고, 그 발생률이 amputation 이후 90%에 이른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에 PAP은 관심 밖으로 사라졌고 2차세계대전 이후에는 그 발생률이 5%이하라고 보고되면서 오히려 신경정신과
적 질환이나 2차적인 이득과 연관된 증상으로 치부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이 통증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실시되면서 PAP는 통증전문의에게 있어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통증 중 하나로 여겨지게 되었다.
Amputation의 원인을 살펴보면, 1988년부터 1996년까지 미국 Healthcare Cost and Utilization Project 자료에서 limb amputation의 가장 흔한 원인은 vascular pathology (82%), trauma(16.4%), cancer (0.9%), congenital anomaly (0.8%)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 자료를 살펴보면1970년부터 1994년까지 amputation의 가장 흔한원인은 trauma (66.7%)였고 peripheral vascular disease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르러 peripheral vascular disease로 인한 amputation이 점차 증가하여 23.5%에 이르고 있으며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51.5%로 trauma를 앞지르고 있다.
용어를 정리하자면 통증여부 및 부위에 따라 크게 phantom limb pain (환지통), residual limb pain (stump pain, 단단통), phantom sensation(환상지)로 나눌 수 있다. Ephraim 등의 연구에 의하면 amputation을 실시 받은 환자의 약 95%에서 이중 하나 이상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보고되었다.
Phantom limb pain이란 절단되어 남아 있지 않은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로 보통 amputation후 6개월 이내에 나타나지만 수 개월이 지나서도 발생할 수 있고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증상은 날카롭고, 쏘는 듯한, 전기자극과 신경병증통증과 더불어 우리하고 쥐어짜거나 경련이 나는 것 같은 침해수용성 통증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위에 소개한 환자의 경우는 처음 내원 당시 phantom limb pain이 있었고 이후 phantom sensation으로 변화하였으나 stump pain이 새롭게 발병한 경우이다. Phantom limb pain은 stump pain과는 구분되어야 하는데 이는 남아있는 신체부위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으로 그 양상은 phantom limb pain처럼 다양하지만 phantom limb pain이 amputation이후 주로 1년 이내에 발생하는 것과는달리 stump pain은 앞서 소개한 환자처럼 발생 시기가 좀 더 늦을 수도 있다. 두 가지 pain이 함께 발생할 수 도 있으며, Montoya 등에 따르면 phantom limb pain의 심한 정도와 stump pain의 발생이 서로 연관되어있다는 보고도 있다.
통증이 없는phantom sensation은 보다 다양한 형태로 동반될 수 있고, kinetic (자신의 의지에 따라 혹은 저절로 절단하부가 움직인다는 감각), kinesthetic (절단하부가 변형된 느낌), exteroceptive perception (절단하부에 감각이 느껴지는 것) 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보통 이런 phantom sensation은 주로 상지와 하지 절단시 많이 발생하지만 mastectomy 환자에서도 약 25%에서 이러한 phantom sensation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마지막으로 telescoping이란 절단된 팔의 distal part가 남아있는 신체부위에 부착되어있는 느낌으로 limb이 짧아졌다고 느끼는 증상이다.
오늘날, PAP는 통증전문의에게 있어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통증 중 하나로 여겨지는데 그 이유는 너무나 다양한 pathophysiological mechanism이 동반되며 이에 따라 그 증상의 다양성이 나타나고 또한 어떤 환자에게 이 통증이 나타나게 될지 미리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Phantom limb pain의 치료는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으며 injection therapy, pharmacotherapy,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therapy, neuromodulation과 같은 multimodal approach가 필요할 수 있다. Injection therapy로는 sympathetic nerve block이 단기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들이 있고 구심성 통증 전달(afferent input)을 차단하기 위해 central neuraxial block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있다.
Stump pain의 경우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injection이 단시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며 botulinum toxin B를 통해 6개월간 통증완화 효과를 얻었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injection therapy에 대한 보고는 대부분 case report나 pilot study에 그치고 있어 그 evidence를논하기는 어렵다.
Pharmacotherapy의 경우 케타민과 같은 NMDA receptor antagonists, opioids, anticonvulsants, antidepressants, local anesthetics와 calcitonin 정맥 주입 등에 대한 통증 완화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이 중 케타민의 경우 효과
적인 short-term pain relief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long-term follow-up data는 아직까지 없어 아쉽다.
Gabapentin의 경우 가장 먼저 사용해 볼 수 있는 약제이지만 아직까지 phantom limb pain에 있어서 그 효과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얻지 못하고 있다. Calcitonin의 경우 neuronal firing을 막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졌으나 그 효과 역시 아직까진 논란 속에 있다.
2002년 Wu 등은 placebo-controlled study를 실시하였으며 IV morphine의 경우 phantom limb pain과 stump pain을 모두 완화시켰으나 IV lidocaine의 경우 stump pain만을 완화시켰다 는 결과가 있으며 이후 6주간 follow-up에서 morphine을 준 그룹만 통증이 완화되었다고 보고되기도 하였다.
이러한치료 외에도, psychological intervention으로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를 함께 실시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으며 mirror therapy도 고려할 수 있고 TENS를 적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했음에도 통증완화 효과를얻지 못하는 경우 결국 neuromodulation을 고려하게 되는데 peripheral nerve stimulator, spinal cord stimulator, motor cortex stimulator, deep brain stimulator 등이 그것이다.
Spinal cord stimulator의 경우 amputation 이후 통증에 대한 완화 효과에 대한 근거가 아직까지 명확하진 않지만 우리나라와 미국 Medicare에서 도 위와 같은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phantom limb syndrome의 경우 치료를 허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stump 부위에 신경종(neuroma)이나 이소성골화(heterotropicossification) 등이 생겨 발생한 통증인 경우 수술적 제거를 고려할 수 있다.
한편 Post amputation pain에 대한 예방을 위해 preemptive intervention의 개념으로 다양한 시도가 있어왔다. 수술전과 수술 중, 그리고 술후 2주간 경막외 카테터를 통해 국소마취제를 주입하거나 말초신경지 블록을 해주거나, TENS를 실시하거나 정맥으로 calcitonin을 주입하는 등의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현재까지의 결론은 안타깝게도 이러한 노력들이 amputation이후 발생하는 다양한 통증이나 증상들을 경감시키는데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상철의 견해
Post-amputation pain은 amputation이후 잦은 발생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치료가 매우 어려운 통증 영역으로 남아 있다. 앞에서 소개된 환자처럼 amputation 이후 3개월째에 통증전문의를 방문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받고 2년 이내에 척수신경자극기를 실시 받은 경우는 그나마 다행인 경우이고, 대다수의 환자들에서 아직까지 제대로 된 치료없이 phantom limb pain이나 stump pain이 방치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약물치료와 신경블록을 꾸준히 실시하고도 통증이 극심한 post-amputationpain의 경우 척수신경자극기와 같은 보다 적극적인 치료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와 재활의학과와 함께 포괄적인 다학제 접근을 통해 post-amputation pain을 호소하는 환자의 삶의 질(quality of life)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 통증치료 의사의 역할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