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자해와 자살
최근 진료실이나 응급실에서 자해 시도를 한 청소년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커터칼 등의 도구를 사용하여 손목을 긁어 상처를 내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도구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손톱을 날카롭게 뜯어 자해 도구로 사용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대체 자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궁금하여 물어봐도 심각 한 내적 고통을 호소하기보다는, “그냥 하고 싶어서”, “기분이 좀 나아져서”, “피를 보면 좋아서” 처럼 대충 대답하고는 합니다. 청소년 환자 특유의 충동적이고 피상적인 반응이죠. 너무 걱정되어 우려 섞인 조언을 하려해도 “제 친구들도 많이 하는데, 걔는 왜 정신과 안 오는데요?”라며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사실입니다 . 자해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지만, 병원을 찾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SNS 를 조금만 검색해도 수많은 자해 인증 사진이 쏟아져 나오죠. 최근 중앙자살예방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자살유해정보 건수는 전년 대비 43% 증가했습니다. 특히 자살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 게재가 작년보다 무려 3,7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NS를 통해 자해나 자살 정보가 널리 퍼지고, 이를 모방하면서 다시 자해가 늘어나는 악순환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