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연구팀(바이오메디컬화학공학과 나건 교수,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전신수 교수)과 ㈜엔비알이 공동으로 새로운 항암 면역치료 플랫폼을 개발해 난치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Glioblastoma)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교모세포종은 치료 저항성이 매우 강한 고형암으로, 5년 생존율이 5% 미만에 불과한 반면 재발률은 90% 이상에 이르는 난치성 뇌종양이다. 특히 면역세포가 종양 내로 침투하기 어렵고 면역억제세포가 우세한 ‘냉 종양(Cold tumor)’ 특성으로 인해 면역항암제인 항PD-L1 항체치료제 단독 요법으로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 나 건 교수 ▲ 전 신수 교수
이에 공동 연구팀은 광역학 치료에 사용되는 FDA 승인 고분자 기반 표적 광감각제와 면역항암제를 병용 투여하는 광면역나노플랫폼을 새롭게 설계했다. 해당 플랫폼은 종양 내에서 광 자극을 통해 활성산소(1O2)를 생성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동시에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종양 내 면역 환경을 ‘뜨거운 종양(Hot tumor)’으로 전환하고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크게 향상시켰다.
이번 연구는 생쥐의 뇌에 종양세포를 주입해 인간의 교모세포종과 유사한 환경을 재현한 동물실험을 통해 진행됐다. 실험 결과, 해당 플랫폼을 적용한 실험군에서는 면역세포 활성 증가, 생존율 100%, 종양 재발 징후 없음 등의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이는 기존 면역항암제 단독 요법으로는 유도하기 어려운 강력한 면역 반응을 이끌어낸 결과로 학문적·임상적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체재료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에 5월 21일 게재되며 학문적·기술적 우수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연구 책임자인 가톨릭대 나건 교수는 “이번 결과는 면역 회피 특성이 강한 고형암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라며 “향후 다양한 고형암에도 적용 가능한 차세대 광면역치료 기술로서 중개 연구와 실용화 측면에서 높은 확장성과 파급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 교모세포종의 면역 환경을 조절하는 광면역나노플랫폼의 작용 개념도
(그림1) 교모세포종의 면역 환경을 조절하는 광면역나노플랫폼의 작용 개념도
광면역나노플랫폼이 교모세포종 내부에 선택적으로 축적된 후, 광역학 치료를 통해 면역원성 세포사멸 및 면역활성 사이토카인 방출을 유도하여 수지상세포의 항원제시 기능을 강화한다.
이 과정은 세포독성 T세포의 활성을 촉진하고 종양 침투를 증가시켜, 항PD-L1 항체치료제(아테졸리주맙)의 치료 반응성을 높인다.
(그림 2) 교모세포종 정위 마우스 모델에서 광면역나노플랫폼의 면역활성 효과 분석
(좌상단) 교모세포종 내부에서 광면역나노플랫폼 내 광감각제(PXC)의 우수한 축적 능력이 형광으로 확인됐으며, 기존의 광감각제(Ce6) 또는 친수성 광감각제(PEGC) 대비 현저히 높은 종양 특이적 축적을 보였다.
(우상단) PXC (빛 조사 O) plus 항 PD-L1 항체치료제는 종양 성장 억제뿐 아니라 생존율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으며, 특히 항 PD-L1 항체치료제와 병용 시 생존율이 극대화됐다.
(하단) 면역세포 분석 결과, 광면역나노플랫폼에서 수지상세포 및 세포독성 T세포 활성화가 증가한 반면, 면역억제세포(면역억제 대식세포, 골수 유래 면역억제 세포, 조절 T세포)는 현저히 감소했다.
이는 광면역나노플랫폼이 종양 내 면역 환경을 냉 종양(Cold tumor)에서 뜨거운 종양(Hot tumor)으로 효과적으로 전환시킴을 보여주는 실험적 근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