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17일은 세계고혈압연맹이 제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고혈압은 흔하게 나타나지만, 알고 보면 까다로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고 장기간에 걸쳐 약물치료 뿐 아니라 철저한 생활습관 개선이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외 자료에 따르면 심근경색증 환자의 약 50~70%가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우종신 교수는 “고혈압을 방치하면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콩팥 손상 등의 심혈관계질환에 의한 합병증은 물론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합병증을 막는 첫걸음은 자신의 정확한 혈압 수치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 정기적인 혈압 측정이 중요한 이유 혈압은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힘으로 심장 좌심실의 압력과 말초혈관 저항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정상 혈압은 120/80mmHg으로 140/90mmHg 이상은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우종신 교수 우종신 교수는 “혈압은 고정된 수치가 아닌 하루에도 잦은 변동을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아침(기상 후 1시간 이내)과 저녁에 각각 1~3회씩 측정하고, 최소 5~7일 연속 측정한
이유 없이 심한 피로감, 발열, 잦은 감염, 쉽게 생기는 멍이나 코피 등 출혈 증상이 나타난다면 급성백혈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급성백혈병은 특별한 전조증상 없이 짧은 시간 안에 정상 혈액세포가 급격히 줄면서 발병한다. 항암치료로 일시적으로 조절되더라도, 재발 위험이 큰 고위험군에서는 ‘조혈모세포이식’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선택지다. 조혈모세포이식에 대해 순천향대 부천병원 종양혈액내과 김세형 교수와 알아본다. 조혈모세포이식은 백혈병,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악성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 혈액암과 재생불량빈혈, 중증 면역결핍증 등 일부 양성 혈액질환에서 완치를 목적으로 시행하는 치료법이다. 고난도 치료인 만큼 환자의 질환 종류와 병기, 전신 상태, 장기 기능, 적합한 공여자 확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조혈모세포는 주로 골수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로,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 다양한 혈액세포를 만들어낸다.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고, 백혈구는 감염을 방어하며, 혈소판은 지혈과 응고에 관여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종양혈액내과 김세형 교수 조혈모세포는 스스로 증식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평생 혈액세포를 공급하며 면역체계 유지에
일교차가 큰 환절기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 이유 없는 고열과 오한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몸살이 아닐 수 있다. 대부분의 감염 질환은 시간이 지나면 면역 체계에 의해 진정되지만, 오히려 면역 체계가 조절 능력을 잃고 자신의 몸을 파괴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 있다. 바로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LH)’이다. 이 질환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치사율이 높아 '골든타임' 내에 종양혈액내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군을 공격하는 면역의 폭주, HLH란 무엇인가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emophagocytic Lymphohistiocytosis, 이하 HLH)은 체내 방어 기제인 면역세포(T세포, 대식세포)가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본래 바이러스를 잡아야 할 대식세포가 우리 몸의 필수 성분인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잡아먹는(탐식)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이홍기 교수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이홍기 교수는 “HLH는 면역 체계가 브레이크 고장 난 기관차처럼 폭주하며 전신에 극심한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라며 “이 과정에서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 발생해 간, 폐,
치매는 기억력을 포함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질환이다.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 뇌졸중 등에 의한 혈관성 치매, 대사성 질환, 유전성 질환, 외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으로 꼽힌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안에 아밀로이드와 타우 같은 특정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손실되고, 그 결과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기능에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대부분 서서히 진행하며, 초기에는 최근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 흔하다. 병이 진행할수록 길을 잃거나 금전 관리가 어려워지는 등 일상생활 기능 저하가 나타나고, 성격 변화나 망상 같은 행동장애도 동반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65세 이상 인구의 약 10% 내외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약 55~70%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보고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김재우 교수 치매는 연령의 영향을 크게 받아 일반적으로 60세 이후 10년마다 발생률이 두 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별 차이는 크지 않지만, 기대수명의 차이로 인해 특히 85세 이상에서는 여성 환자 수가 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며 일상 리듬이 바뀌는 시기에는 몸의 피로가 쉽게 누적된다. 그러나 단순 피로로 인한 근육통과 달리 몸의 한쪽에 국한된 타는 듯하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단순 피부질환이 아니라 신경을 침범하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다. 과거 자연 감염 후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가 면역력 저하 시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바이러스가 신경을 따라 이동하며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피부 병변이 나타나기 수일 전부터 해당 신경 분절을 따라 전구통이나 감각 이상이 먼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정연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상포진은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력 저하 시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초기 통증이 매우 특징적이다. ▲정연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 조기에 증상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뇨병이나 암 치료 중인 환자군에서는 발생 위험이 더욱 높다. 최근에는 과도한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을 겪는 젊은 층에서도 발생 보고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 발진보다 먼저
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중증 환자들에게 간이식은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다. 단 1mm의 오차도 허용할 수 없는 초정밀 수술인 만큼, 치료의 성패는 집도의 숙련도는 물론 24시간 환자 상태를 지키는 ‘다학제 협진 체계’에 달려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간담췌외과 이옥주 교수와 간이식에 대해 알아본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에너지 저장과 영양소 가공, 해독 작용, 노폐물 처리, 소화액 생성, 혈액 응고와 단백질 합성 등 기능을 담당한다. 이런 간이 제 기능을 잃으면 전신 시스템이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독소가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고, 대사성 쇼크 위험이 있으며,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이식은 바이러스성 간염‧알코올성 간질환‧지방간 등으로 인한 말기 간경변증, 간암, 급성간부전, 소아 선천성 담도폐쇄 등의 환자에게 시행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간담췌외과 이옥주 교수 특히 만성간부전이 ‘비보상성 단계’로 진행해 복수, 황달, 토혈‧혈변, 간신증후군 등이 나타나거나, 급성간부전으로 의식이 흐려지는 간성뇌증이 동반되면 간이식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간 종양도 모두 이식 대상은 아니지만, 간 기능이 너무 저하돼 절제술
기대수명 83.7세,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에서 이제 오래 사는 것만큼이나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해졌다. 노년기 삶의 질을 위협하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은 나이에 비례해 유병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질환이다. 어버이날을 맞아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지환·유달라 교수와 함께 두 질환의 특징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최근 일 반복해서 묻는다면? 알츠하이머병 초기 신호일 수도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손상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좌측부터)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지환 교수·유달라 교수 흔히 ‘치매’와 혼동되지만 알츠하이머병은 질환 자체를 가리키며 치매는 이로 인해 인지 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지환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은 정상적인 노화보다 훨씬 더 빠르게 뇌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삶의 질 유지의 핵심”이라며 “오래전 기억은 정확하다고 해도 최근의 일을 반복해 묻거나, 익숙했던 요리 맛이 달라지고 냉장고 정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등의 사소한 변화가 나타난다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로 진행 속도를 늦출
날씨가 풀리며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에는 무릎 앞쪽에서 느껴지는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특히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무릎 주변이 뻐근하고 시큰거린다면 '앞무릎통증증후군(슬개대퇴통증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단순히 무릎을 많이 써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기기 쉽지만, 방치하면 연골 변성이나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 앞무릎 뼈와 대퇴골 사이의 불협화음 앞무릎통증증후군은 무릎 앞쪽에 있는 둥근 뼈인 슬개골과 허벅지 뼈(대퇴골)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아 발생한다.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슬개골이 매끄럽게 움직이지 못하고 주변 조직과 마찰을 일으키며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는 "무릎 주변 근육의 불균형이나 급격한 체중 증가, 혹은 무리한 운동이 주요 원인"이라며 "특히 웅크려 앉는 자세나 양반다리처럼 무릎 압력을 높이는 생활 습관이 있는 분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젊은 여성과 운동 입문자라면 각별히 주의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앞무릎 통증의 대표적 원인인
허리에 통증이 지속되면 무거운 물건을 들다 다쳤거나, 일상생활 중 무리를 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쉬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다리 저림이나 감각 이상까지 동반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 허리 통증이 아닌, 척추종양과 같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 단순한 허리디스크와 구분이 필요하다. 허리디스크는 자세나 움직임에 따라 통증이 완화되거나 악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휴식을 취하면 어느 정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종양의 가장 흔한 증상은 지속적인 등·허리·목 통증이다. 초기에는 일반적인 근육통이나 디스크와 유사해 구분이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의 강도가 점점 증가한다. 신경 압박이 진행되면 다리 저림, 감각 저하, 근력 약화, 보행 장애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오영규 교수 척추종양은 척추나 주변 신경, 척수에 생기는 ‘혹’으로, 발생 위치와 기원에 따라 원발성 척추종양, 전이성 척추종양, 그리고 척수종양으로 나뉜다. 원발성 척추종양은 척추에서 처음 발생하는 종양으로 비교적 드물며, 전이성 척추종양은 폐암, 유방암, 전립선
감기인 줄 알았던 기침이 몇 주째 계속된다면 단순 호흡기 질환이 아닐 수 있다. 최근 미세먼지와 급격한 기후 변화 등 환경 요인이 악화되면서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인 ‘천식’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천식 환자는 매년 증가해 2024년 기준 106만 명을 넘어섰다. 천식은 숨 쉴 때 쌕쌕거리는 호흡음과 발작적인 기침을 유발해 수면을 방해하고 일상생활까지 제한하는 질환이다. 특히 초기에 감기로 치부해 치료 시기를 놓치면, 폐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진 교수와 함께 천식의 주요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유전적 요인에 미세먼지·찬공기까지… 천식 발작 부른다 천식은 폐로 이어지는 기관지에 알레르기 염증이 생기면서 기도가 심하게 좁아지는 질환이다. 발생 원인은 유전적 요인이 매우 큰데, 부모가 모두 천식이나 비염을 앓고 있을 경우 자녀에게 발병할 확률이 최대 70%까지 높아진다. 여기에 환경적 요인이 더해지면 발병 위험은 더욱 커진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진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알레르기호흡기내과 안진 교수는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반려
아이가 또래보다 말이 늦거나 걸음마가 늦을 때 “조금 더 지켜보자”는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개인차가 아니라 전문의의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한 발달지연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국가 영유아건강검진을 통해 발달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검진 결과를 실제 진료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유아건강검진에서는 보호자 설문과 선별검사를 통해 아이의 발달 상태를 평가하며 이 과정에서 ‘추적검사 요망’ 또는 ‘심화평가 권고’와 같은 안내를 받는 경우가 있다. 평소 다음과 같은 변화가 관찰되거나 검진에서 발달지연이 의심된다는 결과를 받았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신경분과 심영규 교수 첫째, 이미 습득한 기능이 감소하거나 사라지는 경우다. 잘하던 말을 하지 못하거나 손 사용, 사회적 반응이 줄어드는 등 발달의 퇴행은 가장 중요한 경고 신호 중 하나로 지체 없이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둘째, 발달 문제와 함께 다른 신경학적 또는 신체적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다. 발작, 의식 변화, 비정상적인 움직임 또는 특이한 신체 소견 등이 함께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의 건강을 챙기려던 직장인 최모 씨는 최근 아버지의 변화를 이상하게 느꼈다. 처음에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했다. 무릎이 안 좋아져 걸음이 느려진 것 같았고, 손이 둔해진 것도 단순한 노화의 일부로 여겼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뚜렷해졌다. 옷 단추를 채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불안해 보였다. 병원을 찾은 최 씨의 아버지는 예상과 달리 무릎이나 허리 문제가 아닌, 목에서 신경이 눌리는 ‘경추척수증’ 진단을 받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흔한 노화 증상처럼 보이지만, 이처럼 일상 속 작은 변화가 척수 압박으로 인한 신경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손의 움직임이 둔해지거나 보행이 불안정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노화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강릉아산병원 척추센터 장선우 신경외과 교수는 “경추척수증은 대개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노화나 단순한 목 디스크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대소변 장애나 사지마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목 디스크와 다른 ‘경추척수증’… 중추신경이 눌리는 질환 경추척수증은 단순한 통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