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혈관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신체 각 장기에 전달하여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모세혈관의 한 종류로 혈관벽에 창문처럼 생긴 작은 구멍들이 뚫린 ‘창문형 모세혈관’이 있는데, 이 구멍들을 통해 물질들이 더욱 수월하게 교환된다. 노화나 질병으로 인해 혈관 창문에 문제가 생기면, 물질 교환이 활발하지 않아 장기의 염증, 대사 장애 및 퇴행성 변화를 초래하는 등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혈관 내부의 창문이 어떤 기전에 의해 형성되는지조차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 이 준엽 교수 ▲ 서 대하 교수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의생명연구소 중개의과학연구단) ·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서대하 교수팀은 모세혈관의 창문이 ‘세포막 소포체 연관 단백질(PLVAP)’ 분자의 움직임과 결합 형태에 따라 형성되고 그 패턴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그간 혈관질환을 비롯해 암이나 중추신경계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 PLVAP가 창문을 형성하는 기전을 최초로 밝힌 데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난치성 질환의 치료를 위한 실마리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
비소세포폐암에서 CT 영상 기반 딥러닝(AI)·라디오믹스를 활용한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예측 모델이 개발됐다. EGFR 유전자 돌연변이는 비소세포폐암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유전자 돌연변이다. 비소세포폐암은 폐암의 85% 이상을 차지하며, 비교적 서서히 진행되고 조기 발견 시 수술적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위한 ‘EGFR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는 기술적인 어려움과 높은 비용 등의 문제가 있다. 이에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허재성 교수팀(김선화 연구원)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비침습적이고 편리한 검사방법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예측 모델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1,280명의 치료 전 CT 영상·임상 데이터에 딥 러닝과 라디오믹스 기법을 적용한 것으로, 환자의 CT 영상에서 추출한 종양의 특징과 환자의 임상 정보와의 결합을 통해 환자의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 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라디오믹스는 CT, MRI 등과 같은 의료 영상 데이터에서 추출한 대량의 양적 특징을 분석해 질병의 진단, 치료 계획 및 예후를 예측하는 분석 기법으로, 종양학의 경우 종양의 이질성을 특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
성격장애 환자들은 정서적 문제와 대인관계의 갈등이 특징으로 나타난다. 현재까지는 성격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심리적 치료가 일차적으로 권장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고강도의 장기 심리치료의 제공과 유지의 한계로 인해 대다수 성격장애 환자는 치료받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와 인제대학교 섭식장애 정신건강연구소는 성격장애 환자들을 위한 자조적 심리개입을 개발했다. ▲ 김 율리 교수 연구진은 성격장애의 핵심병리에 개입하고자, 대인관계 갈등 조절과 힘든 감정의 해결, 회복 기술의 공유, 정신화 기법, 긍정사고 등의 내용을 성격병리로부터 적응적으로 회복한 경험자의 독백 형식으로 전달했다. 이를 일련의 동영상 클립으로 제작해 환자들이 일상생활의 힘든 상황에서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성격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군 시험을 시행했다. 실험군은 기존 진료에 자조치료를 부가했으며, 대조군은 기존 진료만을 지속했다. 실험군은 진료실 밖에서도 실시간으로 필요할 때 이 영상들을 시청했다. 연구진은 주 1회 환자와 전화를 통해 회복동기를 강화하고 사용을 독려했다. 개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이 개원 50주년을 맞아 3월 22일(금) 오후 12시30분부터 그랜드하얏트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순천향 50년을 넘어서는 혁신의 미래 의학’을 주제로 열리는 학술대회는 2018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순천향 의학연구 학술대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순천향의 의학연구 발전을 위한 새로운 지식을 공유하고, 비전을 제시하고자 마련했다. 국내외 유명 연자들이 참여해 ‘미래 의학의 하이라이트:현재에서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하다’와 ‘미래를 선도하는 순천향 연구의 담대한 도약’의 두 세션을 진행한다. 미래 의학의 하이라이트 세션에서는 미국 간학회 회장인 스탠포드대학(Stanford Univ., USA)의 레이 김(W. Ray Kim)교수가 ‘21세기 의학의 변화와 발전’을 주제로 강연한다. 또한 웨이크 포레스트대학(Wake Forest Univ., USA)의 제임스 유(James J. Yoo) 교수는 ‘향상된 치료전달 시스템을 위한 중개연구 격차의 해결’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신의철 카이스트 교수가 ‘바이러스와 면역기전’을 주제로 강연하고,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입장에서 바라본 발전된 미
세계 최초로 교모세포종 암 단백 유전체 분석을 통해 뇌종양 재발 진화과정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 방안을 제시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교실 사경하 교수 연구팀과 국립암센터 박종배 교수 연구팀은 악성 뇌종양 중 하나인 교모세포종의 암 단백 유전체 분석을 통해 뇌종양 재발 진화과정을 밝히고, 새로운 치료법을 고안해 냈다. ▲사경하 교수 ▲박철기 교수 ▲남도현 교수 ▲박종배 교수 교모세포종은 치료 방안이 제한적인 악성 뇌종양 중 하나로, 다양한 유전적 변이가 있으며 뇌 신경세포와 유기적으로 연결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초기 치료 후 재발의 빈도가 매우 높으며, 재발 암의 대부분은 방사선 및 항암제 치료에 저항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환자 123명의 원발 암과 재발 암에 대한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분석을 통해 치료 후 종양세포의 진화과정을 체계적으로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치료 후 재발 암은 WNT/PCP 신호전달경로1)와 BRAF 단백체2)의 활성화를 통해 뉴로날(Neuronal) 특성3}을 획득했다. 또한, 환자 유래 세포 및 동물모델을 통해 종양 미세환경에 존재하는 정상 신경세포와 시냅스
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인체감염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감염 사례는 아직 없지만, 인접 국가인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에서 발생했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역시 포유류 및 인체감염 가능성이 있음이 확인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신변종 바이러스 연구센터 최영기 센터장 연구팀은 2021년 국내에서 발생한 H5N1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변이로 인해 포유류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 동시에 병원성도 증가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 최 영기 센터장 파타고니아의 물범 집단 폐사 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피해와 더불어 인체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유럽, 북미 및 남미 대륙에서부터 점차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주로 겨울 철새가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재조합을 통해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만들어진다. 일부는 종간장벽을 넘어 인체감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인류에게 20세기에 3차례, 21세기에 1차례의 팬데믹을 일으켰던 바이러스의 일종이기 때문에, 고병원성 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화기병센터 홍수진 교수팀(김신희‧유혜원 교수)이 최근 위 선종의 내시경 절제 이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의 추후 위암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약 12%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논문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 29.4에 달하는 소화기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 의학 저널인 ‘Gastroenterology’ 2월 호에 게재됐다. ▲유혜원 교수 ▲홍수진 교수 ▲김신희 교수 조기 위암의 내시경 절제 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가 위암 재발 예방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그동안 잘 알려졌지만, 위암의 전구병변인 위 선종의 내시경 절제술 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시 위암 예방 효과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기반으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위 선종을 진단받고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한 성인 환자 69,722명을 대상으로 전국 코호트 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위 선종 내시경 절제 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받지 않은 환자보다 위암 발생률이 약 1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효과는 치료 3년 후 약 1
같은 당뇨병도 저소득층에게 더 버거웠다.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록기간에 따라 당뇨병 환자의 우울증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당뇨병은 우울증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당뇨병만으로 우울증 발병 위험이 2배 가까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저소득층이 이러한 우울증 발병 위험에 더 쉽사리 노출된다는 게 밝혀졌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이유빈 교수, 일산백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소희 교수,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18년 사이 수집된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토대로 20세 이상 성인 202만 7,317명을 분석해 ‘대한당뇨병학회지(Diabetes & Metabolism Journal, IF=5.9)’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저소득에 대한 정의는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록 여부로 나뉘었다. 연구 등록 시점 이전 5년 동안 최소 1년 이상 수급권자로 등록된 적이 있었던 사람은 모두 4만 2,120명(2.08%)으로, 연구팀은 이들을 노출 기간(1~5년 사이)에 따라 참여자들을 분류해 우울증 발생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다. 그 결과 평균 추적 관찰 기간 6.77년 동안
최근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 생수 1리터당 플라스틱 입자 24만 개가 검출됐다. 물을 여과하는 과정, 물을 생수병에 담는 과정, 생수 병뚜껑을 여닫는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생긴다. ▲ 김 영아 교수 실제 독일 라인마인응용과학대학에서 발표한 연구결과, 생수병 뚜껑을 여닫는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회 개봉할 때 리터 당 131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MPP)가 검출됐지만, 11번 여닫은 후에는 2배가량 높은 242개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 이탈리아 밀라노대학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생수병 뚜껑을 여닫는 횟수가 많을수록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뚜껑을 여닫는 과정에서 플라스틱 뚜껑과 병목 부분이 마모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는 것이다. 생수뿐만 아니라 화장품이나 세안제, 치약, 의약품, 세탁세제 등에 사용하는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인 마이크로비드(microbead)는 이제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하수구로 버려져 해양오염에 원인이 된다. 물고기를 통해 다시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다. 일주일에 신용 카드 한 장 정도의 플라스틱을 먹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대표적인 부작용인 림프절병증의 악성 여부를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도 진단할 수 있는 감별기준을 개발했다. 림프절병증은 우리 몸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절이 붓는 질환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겨드랑이에 림프절병증이 발생하는 비율이 초음파 및 CT검사를 받은 사람 중 많게는 66%에 이를 정도로 흔하다. ▲ 이 장희 교수 ▲ 임 지혜 교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림프절병증은 림프절이 붓는 것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최대 28일 동안 지속된 뒤 사라진다. 그런데 이러한 증상이 흑생종과 같은 악성 림프절병증에 의한 것인지 구별이 쉽지 않아 의료기관에서 악성종양을 확인하기 위한 조직검사를 시행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으로 생기는 림프절병증을 악성 림프절병증과 구별할 수 있는 감별기준이 만들어져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외과 이장희 교수(교신저자), 영상의학과 임지혜(제1저자)·최정아·이선아·조상원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 관련 겨드랑이 림프절병증의 임상적 요인 및 초음파 특징 분석: 대규모 그룹 연구(Analysis
췌장암 항암제의 조기 내성 발생 원리가 밝혀져 췌장암 신약 개발의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임가람 · 방승민, 간담췌외과 강창무 교수와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박종은 교수, 김성룡 학생 공동 연구팀은 췌장암 항암제 내성이 생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세포 타입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현재 췌장암은 대부분 약물로 치료한다. 환자의 90% 가까이가 수술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병기에서 진단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폴피리녹스, 젬시타빈, 아브락산 등의 항암제를 사용하는데, 평균 6개월 이내에 약제에 대한 조기 내성이 생겨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위암 등 다른 난치성 암의 5년 생존율이 향상되고 있음에도 췌장암에서는 큰 변화가 없는 이유다. 따라서 췌장암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성 발생 과정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두고 췌장암 세포 중 약물에 저항성이 없는 세포는 사멸하고, 저항성을 가진 세포만 살아남아 암을 진행 시킨다는 ‘잔류 이론’과 췌장암 세포가 스스로 항암제에 저항성을 가지게 진화한다는 ‘전이 이론’이 있다. 그러나 두 이론 모두 연구를 통해 제시된 근거는 없었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서 2019년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팀(한양대 구리병원 비뇨의학과 송병도 교수)은 PSA(전립선특이항원) 수치가 4~10ng/mL인 환자에서 전립선건강지수(PHI)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MRI를 최대 20.1%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남성 발병률 2위, 암 사망원인 5위인 전립선암은 식생활 및 생활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다른 암에 비해 발병 증가율이 높은 편이다. 다행히 다른 장기로 전이와 합병증이 없이 전립선암만 있으면 생존율 100%에 가까운 암이기도 하다. ▲이상철 교수 ▲송병도 교수 이는 ‘전립선 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PSA)’을 활용한 조기진단 덕분인데, 일반적으로 PSA가 4ng/mL 이상이면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그러나 PSA 진단 회색지대로 불리는 4~10ng/mL의 범위에서는 조직검사를 시행해도 양성 진단율이 22% 정도에 불과해 불필요한 조직검사율이 높은 편이다. 조직검사는 경직장 초음파를 활용해 전립선에 바늘을 찌르는 침습적 검사로 출혈, 통증, 감염 등 합병증 위험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를 피하기 위해 조직검사 전 MRI를 시행하는데 회당 비용이 1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검사로 회색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