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이하 자폐) 발병을 설명하는 새로운 유전적 기전이 밝혀졌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와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 공동연구팀은 단독으로는 영향이 미미한 유전자 변이라도 특정 두 유전자 변이가 함께 존재한다면 자폐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자폐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질환이다. 유전적 요인이 발병에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기존 연구들은 단일 유전자 변이 분석에 집중한 나머지 영향력이 작은 희귀 변이들의 역할을 밝혀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왼쪽부터)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 이혜지 연구원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유전자 쌍(gene pair) 변이’에 주목하는 새로운 분석 방법을 도입했다. 단독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은 희귀 변이도 특정 두 유전자에 함께 존재할 때 자폐와의 연관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한국인 자폐 가족을 포함한 동아시아계와 유럽계 총 59,168건의 다민족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자폐와 연관성이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진 유방암 환자에서 반대측 유방암 발생 위험이 단순히 유전자 종류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인 예방적 수술을 적용하기보다, 개별 위험도에 기반한 맞춤형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차치환 교수 연구팀은 국내 14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기관 코호트 연구를 통해 BRCA 변이 유방암 환자의 반대측 유방암(contralateral breast cancer, CBC) 발생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reast Cancer Research』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BRCA 변이를 가진 환자들이 재발에 대한 불안으로 반대측 유방까지 예방적으로 절제하는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이러한 접근이 모든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차치환 교수 특히 고위험 특징이 없는 환자의 경우, 불필요한 수술로 인해 신체 이미지 손상이나 삶의 질 저하 등의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보다 신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윤재승 교수 연구팀이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노인 당뇨병 적정 관리 프로그램 실증 연구’ 과제에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총 30억 원 규모의 국가 연구를 수행한다. 이번 연구는 국내 노인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대규모 임상중재연구로, 전국 4개 대학병원에서 1,000명 이상의 환자를 모집해 개인별 위험도에 따른 맞춤형 혈당 관리 전략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윤재승 교수 대한민국은 2025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22년 기준 노인 당뇨병 유병률은 29.4%로 약 230만 명에 달하며, 전체 당뇨병 환자의 42%를 차지한다. 노인 당뇨병은 젊은 환자와 달리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치매, 심부전 등 여러 질환을 동반하는 ‘다중이환’ 상태가 일반적이다. 여기에 평균 9.4개에 달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다약제 문제, 저혈당 위험 증가, 근감소성 비만, 사회적 고립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그러나 현재 진료지침은 ‘환자 상태에 따라 혈당 목표를 개별화하라’는 원칙만 제
렘수면행동장애를 앓고 있다면 수면 증상뿐 아니라 몸속 수분 균형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체내 수분 비율이 뇌 건강을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바디로 확인할 수 있는 수분 비율 지표로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 일산백병원 신경과 배희원 교수 연구팀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체성분 지표와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해 국제 학술지 ‘슬립 메디신(Sleep Medicine, IF=3.4)’ 최근호에 발표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수면 중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휘두르는 등 꿈에서 하는 행동을 실제로 보이는 질환이다. 환자의 80% 이상은 10~15년 이내에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현재 활용되는 예측 지표들은 고가 장비나 전문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일상 진료에서 반복적으로 활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생체 전기저항 분석 방식 기기인 인바디를 사용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받은 환자 147명을 분석했다. 평균 약 4.5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전체
태어나자마자 치료받지 않으면 1년 이내에 사망할 위험이 큰 완전 대혈관 전위 환자들이 수술 후 30년까지 약 89%의 생존율을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연구팀은 수술 후 합병증의 주된 발생 부위가 ‘우심측(폐동맥 방향)’에서 ‘좌심측(대동맥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하며, 생애 전반에 걸친 체계적인 추적 관리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완전 대혈관 전위는 대동맥과 폐동맥의 위치가 서로 바뀌어 연결된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전체 선천성 심장질환의 5~7%를 차지한다. 정상 심장은 ‘심장-폐-심장-전신’ 순으로 혈액을 순환시켜 산소를 공급하지만, 이 질환은 혈관이 거꾸로 연결돼 있어 산소가 온몸으로 전달되지 못한다. 혈관을 정상 위치로 교정하는 대동맥 전환술(Arterial Switch Operation)이 표준 치료로 자리 잡으면서 환자들의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으나, 국내 환자의 장기 예후 데이터가 부족해 성인기 이후의 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상윤 교수(왼쪽), 어려움이 있었다. 전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조화진 교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상윤 교수와 전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조화진 교수 연구팀은 1990년부터 2015년까
간 기능이 급격히 악화해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들에게 시행되는 ‘응급 생체 간이식’이 실제 현장에서도 생존율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확인됐다. 응급 생체 간이식은 급성 간부전, 악화된 만성 간질환, 중증 간경변 등으로 3~4일 이내에 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응급한 상황에서 시행된다. 이러한 환자들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빠르게 진행되며 일부는 수일 내 사망할 수 있어 신속한 이식이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김상진 교수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 자료를 바탕으로 응급 생체 간이식을 받은 환자 419명을 분석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간담췌외과 김상진 교수 그 결과, 응급 간이식 환자는 전반적인 상태가 훨씬 위중한 만큼 비응급으로 계획하여 진행된 간이식의 3년째 89.1% 생존율 보다는 다소 낮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응급 생체 간이식 환자의 생존율은 1년째 82.4%, 3년째 78.3%, 5년째 74.8%로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소아 환자의 경우 1년째 생존율이 86.1%로 성인보다 더 높은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사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만성 신장질환 ▲이식 전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박진오) 심장내과 연구팀은 복잡한 관상동맥 병변에서 광간섭단층촬영(OCT) 유도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CI)이 병변의 해부학적 특성에 따라 임상적 효과가 차별화되며, 특히 병변이 길고 혈관이 가는 환자에서 가장 두드러진 이점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노지웅‧이오현 교수(공동 제1저자), 김용철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공동 교신저자)의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스텐트 삽입을 통한 관상동맥중재술은 급성심근경색이나 협심증과 같은 허혈성 심질환의 표준 치료법이다. 만성 완전 폐색, 석회화 병변, 긴 병변 등 복잡하고 시술 난도가 높은 병변을 치료할 때는 임상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 혈관 내부를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혈관내초음파(IVUS)나 OCT 등 혈관 내 영상 유도 시술이 활용된다. 최근 국내 20개 기관 1,604명의 복잡 관상동맥 병변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진행한 ‘OCCUPI 연구’는 OCT 유도 시술이 혈관 조영술 단독 유도에 비해 1년 내 주요 심혈관 사건(MACE)을 유의하게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확인한 바 있다. 연구팀은 기존
폐암은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국내 암 발생률 1위이자 사망률 1위암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수술이 가능한 단계에서 진단되는 경우는 전체 폐암 환자의 약 18%에 불과해 조기 진단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폐암을 유발하는 바이오마커를 신속하고 정밀하게 검출하는 나노바이오센서 키트를 개발해 폐암 조기 진단의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이창환 · 미생물학교실 진준오 교수팀은 최근 인공지능 기반 구조 분석과 나노기술을 결합해 폐암 바이오마커를 검출하는 키트를 개발했다. ▲(좌측부터)서울아산병원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이창환 · 미생물학교실 진준오 교수 특정 DNA가 폐암 바이오마커와 결합하면 형광 신호가 발생해, 키트를 통해 별도의 복잡한 장비 없이 육안으로도 검출 결과를 관찰할 수 있다. 진단 정확도는 96%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나노바이오테크놀로지(Journal of Nanobiotechnology, 피인용지수 12.6)’에 최근 게재됐다. 폐암을 유발하는 바이오마커로 알려진 USE1은
기대수명 83.7세,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에서 이제 오래 사는 것만큼이나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해졌다. 노년기 삶의 질을 위협하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은 나이에 비례해 유병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질환이다. 어버이날을 맞아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지환·유달라 교수와 함께 두 질환의 특징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최근 일 반복해서 묻는다면? 알츠하이머병 초기 신호일 수도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손상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좌측부터)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지환 교수·유달라 교수 흔히 ‘치매’와 혼동되지만 알츠하이머병은 질환 자체를 가리키며 치매는 이로 인해 인지 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지환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은 정상적인 노화보다 훨씬 더 빠르게 뇌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삶의 질 유지의 핵심”이라며 “오래전 기억은 정확하다고 해도 최근의 일을 반복해 묻거나, 익숙했던 요리 맛이 달라지고 냉장고 정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등의 사소한 변화가 나타난다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 치료로 진행 속도를 늦출
날씨가 풀리며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철에는 무릎 앞쪽에서 느껴지는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특히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무릎 주변이 뻐근하고 시큰거린다면 '앞무릎통증증후군(슬개대퇴통증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단순히 무릎을 많이 써서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기기 쉽지만, 방치하면 연골 변성이나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 앞무릎 뼈와 대퇴골 사이의 불협화음 앞무릎통증증후군은 무릎 앞쪽에 있는 둥근 뼈인 슬개골과 허벅지 뼈(대퇴골)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아 발생한다.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슬개골이 매끄럽게 움직이지 못하고 주변 조직과 마찰을 일으키며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이동원 교수는 "무릎 주변 근육의 불균형이나 급격한 체중 증가, 혹은 무리한 운동이 주요 원인"이라며 "특히 웅크려 앉는 자세나 양반다리처럼 무릎 압력을 높이는 생활 습관이 있는 분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젊은 여성과 운동 입문자라면 각별히 주의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앞무릎 통증의 대표적 원인인
국내에서 성별확정 호르몬치료를 받은 트랜스젠더와 성별의 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의 대부분이 호르몬치료에 만족하고, 호르몬치료 후 삶의 질과 정신 건강에서 뚜렷한 개선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실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이선영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국내 트랜스젠더 및 성별 다양성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성별확정 호르몬 치료의 효과와 만족도를 분석했다. ▲이은실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왼쪽), 이선영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오른쪽) 이번 연구는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성별확정 호르몬치료 또는 수술을 제공하는 국내 8개 의료기관에서 호르몬치료를 받는 트랜스젠더 824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연구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과 함께 치료 만족도, 후회 여부, 삶의 질 및 정신건강 변화 등 환자 보고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성별확정 호르몬치료를 받은 트랜스젠더의 90.7%가 호르몬 치료에 대해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치료에 대한 후회가 없다고 답한 비율도 80.8%에 달했다. 특히 치료 효과에 대한 자기 인식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응답자의 약 8
허리에 통증이 지속되면 무거운 물건을 들다 다쳤거나, 일상생활 중 무리를 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쉬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다리 저림이나 감각 이상까지 동반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 허리 통증이 아닌, 척추종양과 같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 단순한 허리디스크와 구분이 필요하다. 허리디스크는 자세나 움직임에 따라 통증이 완화되거나 악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휴식을 취하면 어느 정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종양의 가장 흔한 증상은 지속적인 등·허리·목 통증이다. 초기에는 일반적인 근육통이나 디스크와 유사해 구분이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의 강도가 점점 증가한다. 신경 압박이 진행되면 다리 저림, 감각 저하, 근력 약화, 보행 장애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오영규 교수 척추종양은 척추나 주변 신경, 척수에 생기는 ‘혹’으로, 발생 위치와 기원에 따라 원발성 척추종양, 전이성 척추종양, 그리고 척수종양으로 나뉜다. 원발성 척추종양은 척추에서 처음 발생하는 종양으로 비교적 드물며, 전이성 척추종양은 폐암, 유방암, 전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