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세계적인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던 ‘스텐트 시술 후 아스피린 평생 복용’ 관행을 바꿀 결정적인 임상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을 비교한 대규모 최장기 10년 추적 관찰을 통해, 단일 항혈소판제로서 클로피도그렐의 우월성을 입증했다. 클로피도그렐이 전체 임상 사건(사망·심근경색증·뇌졸중 등)은 물론, 혈전 및 출혈 발생 위험까지 아스피린보다 유의하게 낮춘 것이다.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 교수, 순환기내과 강지훈·양한모·박경우 교수, 보라매병원 박성준 교수 연구팀은 스텐트 삽입술 환자 5,4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HOST-EXAM RCT) 결과를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 교수, 순환기내과 박경우·강지훈·양한모 교수,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준 교수 세계 최고 권위지인 ‘란셋(The Lancet, IF=88.5)’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병이다. 좁아진 혈관을 넓히기 위해 스텐트를 삽입하는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쓰인다. 시술을 받은 환자는 혈관이 다시 막히는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지방간질환이 소장의 염증 및 장내미생물 불균형과 연관성이 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제1저자 하성찬 서울대 헬스케어융합학과 박사과정)은 고지방·고과당 식이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을 유도한 동물모델을 분석한 결과, 소장 염증이 심할수록 간에 지방이 더 많이 쌓이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젊은 암컷에서는 상대적으로 간 내 지방 축적이 적었지만, 고령 암컷은 이러한 보호효과가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측부터)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서울대 헬스케어융합학과 하성찬 박사과정생 지방간질환은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로, 이 중 특히 비만·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증후군 위험인자를 동반한 경우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이라 부른다. 전 세계 인구 3명 중 1명꼴로 앓고 있으며, 간경변과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지방간질환은 주로 간 자체의 대사 문제로 인식됐으나, 최근 영양분을 소화·흡수하는 소장부터 통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소장은 음식물을 흡수하는 주요 기관으로, 이곳에서 흡수된 영양분과 장내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대사물질이 혈관을 통해 간으로
장내 미생물이 만든 물질이 체중과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생물학교실 김기우 교수팀(리잘 산토스, 양동주, 유상희)은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물질인 ‘부티르산(butyrate)’이 뇌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구조를 통해 체중과 혈당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IF 15.7) 최신 호에 게재됐다. 부티르산은 장내 미생물이 식이섬유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대표적인 단쇄지방산으로, 소화·면역·내분비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신 대사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조절자로 주목받고 있지만, 뇌에서의 작용 기전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대사 항상성을 조절하는 핵심 부위인 ‘시상하부’에 주목했다. 시상하부는 식욕, 에너지 소비, 호르몬 분비 등을 조절하는 중추로, 기능이 저하될 경우 비만과 당뇨 등 대사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신경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일차 섬모(primary cilia)’가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고지방 식이로 비만을 유도한 마우스 모델을 활용해
감기인 줄 알았던 기침이 몇 주째 계속된다면 단순 호흡기 질환이 아닐 수 있다. 최근 미세먼지와 급격한 기후 변화 등 환경 요인이 악화되면서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인 ‘천식’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천식 환자는 매년 증가해 2024년 기준 106만 명을 넘어섰다. 천식은 숨 쉴 때 쌕쌕거리는 호흡음과 발작적인 기침을 유발해 수면을 방해하고 일상생활까지 제한하는 질환이다. 특히 초기에 감기로 치부해 치료 시기를 놓치면, 폐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진 교수와 함께 천식의 주요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유전적 요인에 미세먼지·찬공기까지… 천식 발작 부른다 천식은 폐로 이어지는 기관지에 알레르기 염증이 생기면서 기도가 심하게 좁아지는 질환이다. 발생 원인은 유전적 요인이 매우 큰데, 부모가 모두 천식이나 비염을 앓고 있을 경우 자녀에게 발병할 확률이 최대 70%까지 높아진다. 여기에 환경적 요인이 더해지면 발병 위험은 더욱 커진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안진 교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알레르기호흡기내과 안진 교수는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반려
파킨슨병 환자의 낙상 위험을 인공지능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윤진영 교수·AI 연구센터 유학제 박사 연구팀이 보행 지표와 다양한 임상 데이터를 함께 분석하여 파킨슨병 환자 가운데 낙상 위험이 높은 환자군을 높은 정확도로 구별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Nature계열 파킨슨병 분야 국제학술지 (npj Parkinson's Disease, IF=8.2) 최근호에 게재됐다. 파킨슨병은 운동 기능을 조절하는 뇌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는 질환이다. 질환이 진행할수록 보행 장애와 균형 저하가 심해지면서 파킨슨 환자의 60%가 낙상을 경험한다. 한 번의 낙상도 골절, 입원, 활동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 환자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파킨슨병은 환자마다 운동 증상과 비운동 증상이 다양해, 실제로 낙상 위험이 높은 환자를 객관적으로 구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윤진영 교수 연구팀은 AI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총 468명의 참여자 중 데이터가 완비된 396명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삼성서울병원 환자군 298명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고,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환자군
기관지 CT 영상에서 전문가(의사/연구자)가 ‘이 부분이 기도(airway)’임을 표시해 둔 ‘주석’이 없는 부분은 대개 배경으로 인식돼 기도의 말초 가지를 놓치기 쉽다. 이에 주석이 빠져 있는 아주 작은 말초 기도까지 AI가 새로 찾아내 끊긴 기도 길을 이어줌으로써, 내비게이션 기관지내시경의 정확도를 향상할 수 있는 모델이 부산대와 양산부산대병원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대학교 의생명융합공학부 김민우 교수 연구팀은 양산부산대병원 호흡기내과 설희윤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CT 주석이 누락된 말초(peripheral) 기도 분지까지 AI(인공지능)가 발견하고 연결성을 복원해 내비게이션 기관지내시경에서 환자 맞춤형 기도 지도(airway map)의 완성도와 시술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왼쪽부터) 김민우 교수, 이시열 박사과정생, 서민경 박사과정생, 설희윤 교수. 폐 말초 병변의 진단과 치료에서 내비게이션 기관지내시경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시술의 핵심은 환자 CT로부터 3차원 기도 지도를 만들고, 입(기관)에서 목표 병변까지 이어지는 경로를 정확히 계획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임상 환경에서는 말초로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과 손종희 교수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2026년도 개인기초연구사업 핵심연구(유형 B)’ 과제에 최종 선정됐다. 핵심연구 사업은 대학 이공분야 교원 및 연구원을 대상으로 창의적인 개인연구를 지원함으로써 우수한 기초연구 능력을 배양하고, 리더연구자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도록 돕는 국가 연구지원 사업이다. 손종희 교수의 연구 과제는 ‘임상 코호트-동물모델-어셈블로이드 삼중 통합 플랫폼을 활용한 뇌소혈관질환 제어 미생물·대사체 혁신 치료 기술 개발’이다. 연구 기간은 2026년 3월부터 2031년 2월까지 5년이며 총 연구비는 약 10억원이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과 손종희 교수 뇌소혈관질환은 전체 뇌졸중의 약 25%를 차지하며, 혈관성 치매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지만, 방치하면 보행 장애나 기억력 저하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까지의 치료는 고혈압 등 위험 요인 관리에 집중되면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손 교수는 장내 미생물의 균형 변화와 그로 인해 생성되는 물질이 뇌혈관에 어떤 영향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된 이후 병원 내 심폐소생술(CPR)이 보다 회복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긍정적 변화를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송인애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병원 내 심폐소생술을 받은 전국 성인 환자 38만488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좌측부터)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송인애 교수 연명의료결정법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생명 연장만을 위한 연명의료를 스스로 중단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존엄성을 보장하고 임종기 치료에 대한 법적·제도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2018년 2월부터 시행됐다. 심폐소생술은 물론 인공호흡기 치료, 지속적 신대체요법, 체외막산소공급(에크모) 등이 연명의료에 포함된다. 그 전까지 국내 의료현장에서는 회복 가능성이 낮더라도 심폐소생술 및 연명의료를 시행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사회적인 선호는 물론, 의료진 역시 의학적 효과가 낮은 연명의료라도 중단 시 법적 처벌을 받을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은 환자 존엄성 훼손, 가족 부담 가중, 의료시스템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병원장 이재협) 신경외과 변윤환 교수 연구팀이 수술 중 뇌종양을 보다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영상 기반 진단 기술의 임상적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Confocal Laser Endomicroscopy, CLE)을 활용한 진단 방식이 기존 표준검사인 동결절편(frozen section, FS)과 비교해 어느 수준의 성능을 보이는지 평가하고, 해당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인공지능(AI) 진단모델의 활용 가능성을 함께 분석한 다기관 전향적 임상시험이다. 뇌종양 수술에서는 종양의 종류와 범위를 수술 중에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는 조직을 채취해 병리과에서 분석하는 동결절편 검사가 널리 사용되지만,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수술 현장에서 즉각적인 판단에는 한계가 있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신경외과 변윤환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수술 중 채취한 조직을 현장에서 고해상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CLE 기술을 적용했다. CLE는 수술 중 채취한 조직을 빠르게 영상화해, 수술 중 판단을 보조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2022년 10월부터 2024년 1
아이가 또래보다 말이 늦거나 걸음마가 늦을 때 “조금 더 지켜보자”는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개인차가 아니라 전문의의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한 발달지연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국가 영유아건강검진을 통해 발달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검진 결과를 실제 진료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유아건강검진에서는 보호자 설문과 선별검사를 통해 아이의 발달 상태를 평가하며 이 과정에서 ‘추적검사 요망’ 또는 ‘심화평가 권고’와 같은 안내를 받는 경우가 있다. 평소 다음과 같은 변화가 관찰되거나 검진에서 발달지연이 의심된다는 결과를 받았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신경분과 심영규 교수 첫째, 이미 습득한 기능이 감소하거나 사라지는 경우다. 잘하던 말을 하지 못하거나 손 사용, 사회적 반응이 줄어드는 등 발달의 퇴행은 가장 중요한 경고 신호 중 하나로 지체 없이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둘째, 발달 문제와 함께 다른 신경학적 또는 신체적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다. 발작, 의식 변화, 비정상적인 움직임 또는 특이한 신체 소견 등이 함께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 윤홍만 위암센터 연구팀은 국민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수술 중에 위암 조직을 실시간으로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인공지능(AI)과 조직이 스스로 내는 미세한 빛을 분석하는 방법(자가형광분광법*)을 결합한 것으로, 종양의 위치와 범위를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위암은 전 세계적으로 사망률이 높은 암 중 하나다. 수술할 때 종양의 정확한 경계를 파악하는 것은 수술 성공률에 큰 영향을 준다. ▲국립암센터 윤홍만 위암센터장 하지만 지금까지는 조직을 절제한 뒤 검사실에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즉시 판단’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별도의 염색이나 준비 과정이 필요 없는 ‘자가형광분광법’에 주목했다. 다만, 이 방식은 장비에 따라 측정 결과가 달라지고, 주변 환경 영향이 크며, 여러 빛 신호가 뒤섞여 구분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온도·습도·빛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맞춤형 환경 제어 장치를 만들고 그 안에서 나온 데이터를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으로 학습시켜 복잡하게 섞인 빛 신호를 정교하게 분리해내도록 했다. 그 결과, 이 기술은 위암 조직과 정상 조직을 88.
줄기세포는 난치병 치료의 열쇠로 불리지만 대량 배양 과정에서 발생하는 품질 저하 문제로 인해 임상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단백질이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세계 처음 규명해 고품질 세포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였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 · 이승운 박사, 정보통계의학교실 김경곤 교수팀은 줄기세포의 정체성과 분화 능력을 유지하는 핵심 단백질인 Dnmt3L이 세포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분자적 원리를 밝혀냈다. ▲(왼쪽부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세포유전공학교실 신동명 교수 · 이승운 박사, 정보통계의학교실 김경곤 교수 Dnmt3L 단백질은 줄기세포의 품질과 분화 능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배양 환경에 따라 쉽게 변질되는 특성이 있었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의 품질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하기 위해 다양한 배양 조건(2i, Serum 등)에서 줄기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했다. 특히 단백질의 변화를 분자 수준에서 확인하고자 최첨단 질량분석 기술을 도입했다. 분석 결과 Dnmt3L 단백질 내 특정 아미노산 잔기인 K238과 K412 지점에서 아세틸화(Acety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