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는 면역세포의 눈을 피해 숨어 살아남는다. KAIST 연구진이 암세포가 스스로 ‘여기 있다’는 위험 신호를 보내 면역세포의 공격을 유도하고, 동시에 유전자 치료제까지 전달하는 새로운 항암 플랫폼을 개발했다. 면역항암과 유전자 치료를 하나의 나노입자로 구현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천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 내부에 강한 스트레스를 일으켜 면역원성 세포사멸을 유도하고, 다양한 유전자 치료제를 세포 안까지 전달하는 ‘나선형 폴리펩타이드 나노입자’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왼쪽부터) KAIST 김유천 교수, 한국교통대 이용규 교수, 한양대학교 윤아름 박사, KAIST 이수삼 박사 면역원성 세포사멸은 암세포가 죽으면서 주변 면역세포에 위험 신호를 보내 공격을 유도하는 현상이다. 폴리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길게 연결된 고분자 물질을 뜻한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외부 침입자는 효과적으로 제거하지만, 암세포는 다양한 면역 회피 전략을 이용해 면역세포의 감시를 피한다. 이 때문에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은 항암 치료의 가장 큰 한계 가운데 하나였다. 최근에는 나노입자를 이용
10년 생존율이 88.6%로 예후가 좋은 소아 뇌종양 ‘두개강내 배아종’이 완치 후 수십 년이 지난 시점에도 새로운 암(이차암)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장기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항암치료 병행으로 방사선량을 줄이는 치료 전략과 함께, 20년 이상 장기 추적 관찰이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왕규창 명예교수(現 국립암센터)·김승기·김경현 교수와 방사선종양학과 김일한 명예교수, 강북삼성병원 중환자의학과 심영보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1983년부터 2013년까지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외과 왕규창 명예교수(現 국립암센터)· 김승기 교수·김경현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김일한 명예교수, 강북삼성병원 중환자의학과 심영보 교수 두개강내 배아종으로 치료받은 환자 160명을 평균 13.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두개강내 배아종은 소아청소년과 젊은 성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뇌종양으로, 뇌의 송과체나 뇌하수체 주변에 생기는 생식세포종양이다. 연구 대상자의 진단 당시 평균 연령은 15.6세였으며, 남성(77.5%)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항암 및 방사선 치료에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병원장 송현)은 류마티스내과 강병주 교수 연구팀이 중증 자가면역질환 치료법인 혈장교환(Plasma Exchange, PLEX)의 효과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의정부을지대병원 강병주 교수(교신저자)를 중심으로,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호주 모나쉬대학교,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가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연구팀은 기존 국제 대규모 임상시험 자료를 새로운 분석 관점에서 재해석해, 단기간 시행되는 치료는 전체 추적 기간의 평균 효과뿐 아니라 치료 이후 시점별 변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제시했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강병주 교수 ANCA 연관 혈관염(AAV)은 면역계가 자신의 혈관을 공격해 신장을 비롯한 주요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는 희귀 자가면역질환이다. 혈장교환은 혈액 속 자가항체를 제거하는 치료법으로, 중증 환자 치료에 활용돼왔다. 하지만, 2020년 발표된 국제 다기관 임상시험 PEXIVAS는 혈장교환이 사망 또는 말기신부전 발생을 유의하게 줄이지 못했다고 보고했으며, 이후 미국류마티스학회와 유럽류마티스학회 진료지침에도 이런 결과가 반영됐다. 연구팀은 혈장교환이
여름철 야외 활동 중 갑자기 어지럽거나 몸에 힘이 빠지면 단순히 ‘더위를 먹었다’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비대칭으로 처지고 발음이 어눌해진다면, 단순 온열질환이 아닌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신호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흔히 뇌경색은 추운 겨울철에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무더운 여름철에도 안심할 수 없다.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이 농축돼 혈전(피떡)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될 수 있다. 또한 무더위에 노출되면 말초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 이미 뇌혈관이 좁아져 있는 사람은 이로 인해 뇌경색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고령자나 기존에 뇌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에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뇌경색은 이 외에도 죽상경화증, 심방세동, 소혈관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외과 윤원기교수 3개년 중 2개년은 겨울 환자 수 앞질러… ‘여름철 뇌혈관’ 경고등 실제 국내 여름철 뇌경색 진료 인원은 겨울철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 통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팀이 아시아인의 비만 진단 체계를 재정립하는 새 기준을 국제 학계에 제안하는 리뷰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일본, 중국, 인도 등 아시아 비만·당뇨병 분야 석학들이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임수 교수는 제1저자이자 책임저자로 참여했다. 비만은 전 세계적으로 약 8억 명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성인 5명 중 2명이 과체중 또는 비만에 해당할 만큼 흔하다. 그동안 비만 여부는 주로 체질량지수(BMI,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로 진단해왔지만, BMI만으로는 체지방이 얼마나 많은지, 어디에 쌓여있는지 알 수 없어 실제 건강 위험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 이러한 한계는 아시아인에게 특히 뚜렷하게 나타난다. 아시아인은 BMI가 정상이더라도 복부와 간, 췌장 등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쌓인 지방은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들고 장기 기능을 떨어뜨려 당뇨병과 지방간, 심혈관질환 등의 원인이 된다. 여기에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근육량은 적고 지방은 많은 ‘근감소성 비만’까지 늘어 위험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BMI가 정
건국대학교 김준영 교수(생물공학과) 연구팀이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사우스햄튼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위장관의 복잡한 생리적 장벽을 순차적으로 극복하는 '다단계 약물전달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Science)의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IF=12.5)에 7월 15일 게재됐다. 경구 약물은 복용 후 위산과 소화효소, 점액층, 장운동, 유체 흐름 등 다양한 위장관 장벽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목표 조직까지 충분한 양의 약물을 전달하기 어렵다. ▲(왼쪽부터) 건국대 김준영 교수(생물공학과), 영국 사우스햄튼대 루지에 선 교수(전자·컴퓨터과학과), 옥스퍼드대 이쉬안 렁 연구원, 몰리 스티븐스 교수(생리·해부학 및 유전학과) 기존 약물전달 기술 가운데 나노입자는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데에는 강점이 있지만 장기 내부에서 원하는 위치까지 이동하기 어렵고, 마이크로로봇은 외부 자기장을 이용해 목표 지점까지 이동할 수 있지만 세포 수준의 정밀한 표적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성 마이크로로봇과 혈소판막으로 코팅한 나노입자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했다. 마이크로로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신정우 박사과정생·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강원 교수·이규복 박사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난소조직 이식 및 인공난소 구현을 위한 혈관신생 촉진형 3D 바이오프린팅 다기능 하이드로젤 패치 기술’이 보건복지부의 ‘2026년 보건의료 R&D 우수성과 30선’에 선정됐다. 보건의료 R&D 우수성과 30선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보건의료 국내 연구진의 연구개발 성과 가운데 학술적·기술적 가치와 활용 가능성이 높은 연구를 선정하는 제도다. ▲(왼쪽부터)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정렬 교수· 신정우 박사과정생·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강원 교수·이규복 박사 난소조직 이식은 항암치료 전 난소조직을 채취해 냉동 보관했다가 치료 후 다시 몸속에 이식하는 가임력 보존 방법이다. 그러나 이식 직후에는 조직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산소와 영양분이 부족해지고, 임신에 필요한 난포가 손상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혈관 생성을 돕는 혈소판 성분과 세포가 잘 붙도록 하는 물질을 결합해 난소 표면에 부착할 수 있는 패치를 개발했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난소 크기와 형태에 맞춰
핵의학은 오랫동안 질병을 진단하는 분야로 알려져 왔다. PET과 SPECT 같은 분자영상 검사는 암이나 신경계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영상기술을 바탕으로 치료까지 연결하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가 새로운 정밀의료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테라노스틱스는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tics)을 결합한 개념이다. 먼저 PET 등 분자영상 검사를 통해 종양이 특정 분자 표적을 충분히 발현하는지 확인하고, 치료가 적합한 환자를 선별한다. 이후 동일한 표적을 인식하는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해 치료를 시행한다. 다시 말해, 영상검사가 단순히 병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 여부를 결정하고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과정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핵의학과 하승균 교수 이러한 접근은 최근 정밀의료가 추구하는 '적절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과도 맞닿아 있다. 같은 암이라도 환자마다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전에 표적 발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테라노스틱스가 가장 먼저 임상적 성공을 거둔 분야는 신경내분비종양이다
루게릭병은 의학적으로 ’근위축성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이라 불리는 진행성 신경퇴행성질환이다. 뇌와 척수에서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손상되면서 팔다리의 근력이 약해지고 말하기와 삼키기, 호흡 기능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루게릭이 이 병을 진단받은 이후 ’루게릭병’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루게릭병의 초기 증상은 환자마다 다양하다. 한쪽 손에 힘이 빠져 단추를 잠그거나 젓가락질이 어려워지고 발목에 힘이 떨어져 자주 넘어지거나 계단을 오르기 힘들어질 수 있다. 근육이 가늘어지거나 피부 아래에서 근육이 꿈틀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부 환자는 발음이 어눌해지고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을 호소하며 드물게는 호흡곤란이 초기부터 나타날 수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경과 백설희 교수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초기에는 비특이적이라는 점이다. 손발의 힘 빠짐을 노화나 피로, 목·허리디스크, 관절질환으로 오인하기 쉽고 발음이 어눌해지면 뇌졸중과 같은 다른 신경계질환을 먼저 의심하기도 한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세포에도 ‘성장 스위치’가 있다. 우리 몸의 세포는 아미노산 등 영양분이 충분할 때 이 스위치를 켜 성장한다. KAIST 연구진은 정상세포와 암세포에서 영양 신호가 이 성장 스위치를 켜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 신호를 차단하는 차세대 항암 치료법 개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화학과 박희성·강진영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김성훈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세포가 영양 상태를 감지해 성장 신호를 활성화하는 핵심 원리를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우리 몸의 세포는 주변에 아미노산(단백질을 만드는 기본 재료)과 같은 영양분이 충분한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성장과 단백질 합성, 에너지 사용을 조절한다. ▲박희성 교수, 강진영 교수(왼쪽부터)와 김유진 박사(상단)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세포의 ‘성장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 복합체 mTORC1(mammalian Target of Rapamycin Complex 1)이다. mTORC1은 영양분과 에너지가 충분할 때 세포의 성장과 단백질 합성, 대사를 촉진한다. 그러나 mTORC1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세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심장 수술에 쓰이는 동물 유래 판막의 고질적 문제인 면역 거부반응과 석회화 위험을 줄이면서, 줄기세포 한 종류만으로 판막을 살아있는 조직처럼 되살리는 재세포화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는 반복적인 판막 교체 수술이 불가피했던 선천성 심장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길을 연 결과다.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임홍국 교수 연구팀(의생명연구원 김소영 연구교수·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은 이종항원을 제거한 돼지 심낭에 줄기세포를 단독 주입해 체외·생체 내 재세포화와 석회화 억제 효과를 확인한 결과를 27일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의생명연구원 김소영 연구교수,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 소아흉부외과 임홍국 교수 현재 심장 수술에서는 돼지나 소의 심낭·판막 조직이 이식재로 널리 쓰인다. 그러나 이들 조직에는 사람에게 없는 이종항원이 남아 있어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장기적으로 칼슘이 쌓이는 석회화로 이어져 이식 실패의 주원인이 된다. 따라서 이종항원을 제거하고 판막을 몸속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새로운 기술이 요구됐다. 연구팀은 앞서 돼지 심낭에서 효소로 이종항원을 제거한 뒤 사람 지방유래 중간엽 줄기세포(hADSC)와 제대정맥 내피
갑상선암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생존율이 높아 '착한 암'으로 불리지만, 치료 후 조용히 찾아오는 또 다른 위협이 있다. 수술 후 장기간 복용하는 갑상선호르몬제(레보티록신)가 뼈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대규모 전국 단위 연구로 확인됐다. 갑상선암 환자, 골다공증 위험이 정상인의 6.59배 건국대병원 외과 박경식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샘플 코호트 데이터(113만여 명)를 활용해 갑상선암 환자 1,313명과 정상 대조군 3,939명을 1:3 비율로 정밀 매칭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갑상선암 환자의 5년 내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정상인보다 6.59배(95% CI 2.84~15.2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병원 외과 박경식 교수(왼쪽), 건국대병원 조영빈 박사(오른쪽) 갑상선암 환자 5명 중 1명인 20%가 5년 내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반면, 대조군에서는 6.3%에 그쳤다. 성별·연령별로 보면 위험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여성 갑상선암 환자의 골다공증 위험비는 7.83배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으며, 남성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갑상선암 환자의 약 70%가 여성임을 감안하면 이 질환이 여성 뼈 건